최근 광고 시장에서 중요한 트렌드는 단순히 광고의 노출량에 무게중심을 놓고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는 기업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마케팅 예산이 많지 않은 중소형 기업에서 이런 특징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런 추세는 디지털광고, 특히 모바일광고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광고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기업들은 광고 노출량 기반의 광고비 산정 방식인 CPM(광고를 1000번 노출하는 데 사용된 광고 비용)보다는 CPC(광고를 클릭한 횟수당 광고 비용), CPA(소비자가 광고주가 원하는 특정 행동을 취할 때 지급하는 광고 비용) 등의 방식을 택하면서 비용효율을 더 챙기고 있다.
디지털광고 시장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이런 디지털광고 트렌드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콘텐츠'다. 한편으론 빅데이터를 활용한 타기팅(Targeting)으로 광고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 '콘텐츠'가 부실하다면 광고주가 원하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한다.
최근 모바일에서 활발히 접할 수 있는 네이티브애드(Native AD)도 결국 소비자가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광고 같지 않게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소비하는 콘텐츠처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광고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피키캐스트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자연스럽게 광고 콘텐츠를 녹여 보여주는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제품에 또 다른 스토리를 입힘으로써 소비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광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디지털광고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눈여겨볼 매체는 바로 잡지다. 잡지 광고는 그 효과를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워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디지털광고 시대에 잡지사가 변화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
톱스타가 표지를 장식하고 콘텐츠만 잘(?) 만들면 서점에서 잡지가 불티나게 팔리던 호황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미 잡지는 그들의 무기인 콘텐츠를 보다 효율적이고 돋보이게 노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 글과 사진으로 보여줬던 콘텐츠는 최근의 디지털 시대 추세에 맞춰 영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종이 잡지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 SNS 채널 등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영상 제작 프로덕션들과 제휴를 맺고 디지털 콘텐츠 전문 에디터를 확충하며 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폴로어 확보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SK매직 '매직 로스팅오븐'의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캠페인(IMC 캠페인)은 이러한 잡지 콘텐츠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잡지사에서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는 캠페인의 기획 의도에 맞춰 적합한 셀럽(Celeb)을 선정하고 빽빽한 글로 기사를 쓰는 대신, 동영상 콘텐츠 및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이 콘텐츠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확산됨으로써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SK매직이 알리고자 하는 정보를 습득하게 할 뿐 아니라 직접 이벤트까지 참여해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잡지의 콘텐츠가 디지털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잡지 콘텐츠의 IMC 마케팅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잡지와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연계한 다양한 형태의 IMC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명확한 효과 측정이 가능한 통합 IMC 캠페인 설계가 가능해졌으며 이 캠페인의 연장선으로 판매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기반의 커머스(Commerce) 캠페인까지 가능하게 됐다.
화장품 전문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와 패션 매거진 마리끌레르의 협업으로 진행됐던 '마리끌레르 러브에디션' 캠페인은 에스티로더 신제품 립스틱을 띄우기 위해 신제품 립스틱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특별 제작한 목걸이를 '러브(LOVE)'라는 테마로 묶어 패키지로 구성했다. 또 인기 연예인이 이 제품을 사용하며 한껏 매력을 뽐내는 모습을 담아 동영상 콘텐츠 및 화보로 제작하고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찾아 보게끔 콘텐츠화한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오픈마켓과 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한 캠페인이다. 잡지사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은 노출량, 이슈 메이킹을 넘어 제품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연결시킨 의미 있는 시도였으며, 앞으로 잡지 콘텐츠가 나아갈 큰 방향성을 보여준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시도는 앞으로 광고 생태계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디지털 변방인 오프라인 콘텐츠 회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 제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웹페이지의 넘쳐나는 디스플레이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의 변화에도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다양함을 보여줄 앞으로의 광고를 눈여겨보자.
참고
원문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270371